◈가을이 오면◈
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.
봄인가 했는데 어느새 뜨거운 여름을
관통하고 계절은 가을로 향해 천천히
질주하고 있다.
아침 저녁 살랑살랑 제법 시원한 바람도
불어주니 이젠 좀 살만하다.
마음은 더 높이 오른 파란 하늘 햇살에 비친
가을빛 들판 황금 들녘을 걷고 싶다.
소외감과 무료함의 긴 세월에 육신은 여기
저기 성한데가 하나도 없지만 인생 후반전
의사의 명령에 따를 뿐이다.
쫓지 않아도 흘러 가는게 시간이고 밀어 내지
않아도 만나지는 게 세월인데 시간이란 세월은
내 인생을 데리고 뒤도 안 돌아 보고 그저 앞만
보고 멀이도 가 버린다.
=야송최영만-